구글 모빌리티 데이터: 코로나에 무감각해진 사람들

글쓴이는 코로나 기간동안 틈틈히 서울의 유흥가 주점에서 일해왔다. 요즘 일하며 놀라는 것은 북적거리는 사람들이다. 지난 9월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되며 음식점 운영 시간이 9시로 제한되었을 때, 거리에는 정말 아무도 없었다. 심지어 9시 이전에도 사람들은 거리로 나오지 않았으며, 간간히 돌아다니는 배달 오토바이들만 있었을 뿐이다. 하지만, 최근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고 다시 일을 하러 나갔을 때에는 완전히 달라졌다. 사람들은 바뀐 음식점 운영 제한 시간인 10시까지 가게를 가득 채웠고, 10시에 가게 문이 닫자 이번에 거리를 인파가 가득 채웠다.

 

사람들의 바뀐 행태를 비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개인적으로 사람들이 이제 코로나 19사태에 무감각해지며, 이에 적응을 해버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이를 뒷받침 해줄만한 자료를 찾다가 특이한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구글만이 할 수 있는 대응

바로 구글의 모빌리티 데이터, 한국에서는 구글 이동성 보고서라는 이름으로 제공되고 있는 구글의 서비스이다. 이는 구글이 가진 사람들의 정보 데이터를 통해 전세계의 이동성을 주기적으로 정리하여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이다.

 

 

3월 9일자 한국에 대한 구글 이동성 보고서 첫 페이지. 출처: 구글 이동성 보고서

 

 

1. 전세계의 이동성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구글은 전세계 지역을 대상으로 이를 제공한다. 구글 모빌리티 데이터 페이지에 들어가면 원하는 지역을 검색해 해당 지역의 이동성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물론 원하는 도시나 동네처럼 세부적으로는 검색할 수 없지만, 국가별로 정리된 보고서 안에는 대표적인 지역에 대한 정보는 얻을 수 있다. ex) 대한민국 보고서 내 서울 수도권에 대한 정보.

 

 

한국에 대한 보고서에서 서울수도권은 따로 소개한다. 출처: 구글 이동성 보고서

 

2. 보고서에는 다양한 장소가 분류되어있다.

보고서 내에는 1.소매점 및 여가시설, 2.식료품점 및 약국(외국스러운 느낌이 나기는 한다.), 3.공원(국립공원이나 해수욕장, 광장 등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4.대중교통 정거장, 5.직장, 6.주거지의 카테고리로 나눠진 이동성 정보를 제공한다. 이는 사람들의 거의 모든 이동 반경을 포함하는 범위로, 이를 통해 사람들의 행동 변화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었다. (한국 사람들은 점점 공원으로 몰려가고 있다.)

 

 

글쓴이도 최근 공원을 자주 갔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출처: 구글 이동성 보고서

 

 

3. 다만 한국의 경우 기준값이 아쉽다. 

구글 모빌리티 데이터는 기준값 대비 현재의 변화율만을 보여준다. 여기서 기준값이란 코로나가 세계적으로 유행하기 전인 2020년 1월 3일부터 2월 6일까지 5주 기간의 중앙값이다. 하지만 이 기간 한국은 코로나 확진자가 등장하여 이에 대한 경계심이 가득할 때였기에 완벽히 코로나 전의 일상과 같다고는 볼 수 없다.

확실히 무뎌졌다.

기본적으로 코로나 19에 대한 사람들의 경계심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소매점 및 여가시설을 기준으로 사람들의 이동성은 코로나 확진자가 크게 증가할 때마다 움츠려들었던 것은 확실하게 보인다. 하지만, 최근 확진자가 400명에서 500명을 넘나드는 시기에도 이동성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최근의 이동성은 확진자가 50명 아래일 때의 이동성과 비슷한 수준이다. 또한 사람들은 대안을 찾아냈다. 공원의 이용률은 최근 27% 증가하였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와의 연관성

구글 이동성 보고서와 이를 정리해놓은 사이트를 보면서 갑자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와의 연관성이 궁금해졌다. 거리두기와 이를 소매점 및 여가시설 이동성이랑 비교해보았다. 확실히 사회적 거리두기는 효과가 있었다. 다만, 최근의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는 거의 효과가 없다할만큼 사람들의 이동성이 증가했다.

 

 

 

거리두기의 변화와 소매점 및 여가시설 이동성(중앙을 가로지르는 초록색선)을 겹쳐놓아봤다. 확실히 거리두기에 따라 이동성이 줄어드는 것이 보인다. 다만, 최근 1.5단계에서는 오히려 폭증하는 듯한 모양새. 출처:코로나상황판, Our World In Data

 

 

참고

Our World In Data라는 사이트는 구글 모빌리티 데이터를 정리해 보기 좋게 만들어 놓았다. 혹시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동성의 변화를 보고 싶다면 추천한다.

 

+ 구글 이동성 보고서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지만, 당연하게도 저작자를 표시해줘야한다.

Google LLC "Google COVID-19 Community Mobility Reports".
https://www.google.com/covid19/mobility/ Accessed: <2021.03.15>.

 

글 쓴 사람: 이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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