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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와 음원 스트리밍 전쟁

아이유는 이미 한국 대중음악의 대표적인 가수이다. 최근 발표한 Celebrity도 각종 음원 사이트 차트의 상위권에 올랐고, 유튜브 조회수는 5400만회를 넘어간다. 특히 아이유는 K-POP의 대표적인 가수 중 하나이기도 하다. 당장 Celebrity 뮤비의 댓글만 보아도 외국인 댓글이 더 많을 정도. 하지만, 이러한 아이유의 음악을 해외에서는 들을 수 없을 뻔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유얼 마 셀뤼뷔리리~ 출처: 네이버 VIBE

 

해외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의 한국 진출 잔혹기

최근 세계 최대의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인 스포티파이가 한국에 진출했다. 스포티파이는 170개국 3억 4500만명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 시장에 진출한다는 소식이 들렸을 때만 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한국 음원 스트리밍 시장의 변화를 예상했다. 하지만, 성공적인 한국 시장 진출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현상은 스포티파이만 겪는 것이 아니다. 애플뮤직도 한국에 진출했지만, 거의 참담할정도의 실패를 겪었다. 애플뮤직의 현재 한국 음원 스트리밍 시장 내 점유율은 채 1%가 안된다.

 

 

 

사실 진짜 큰 스트리밍 사이트다. 음원이 40억개 이상이 있다..... 출처: 스포티파이 홈페이지

 

 

아이유가 속한 카카오 엔터테인먼트와 멜론

사실 이들과 같은 해외 거대 문화 기업이 한국에서 실패하는 사례는 쉽지 않다. 그 이유는 아이유의 소속사 이담이 카카오 엔터테인먼트 소속이라는 데에 있다. 소유, 몬스타엑스 등의 유명 가수들도 카카오 엔터테인먼트 소속이다. 그 외에도 카카오 엔터테인먼트는 국내 900개 이상의 기획사/제작사들과 계약을 맺고 있는 국내 최대의 음원 유통사이다. 그런데 카카오는 국내 최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인 멜론도 소유하고 있다. 그러니까 음원 유통에 대한 권리를 가지고 있는 음원 유통사와 이에 대한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멜론이 같은 식구인 것이다. 다른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들에게는 이 권리를 주고 싶지 않은 게 당연지사. 물론 지금까지는 지니나 플로 같은 다른 국내의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들에게는 이를 잘 제공해왔지만, 해외 기업인 애플뮤직과 스포티파이에게는 유독 배타적으로 대하며 이를 제공하지 않았다. (물론 시장 논리로는 당연한 걸 수도 있다.)

 

 

카카오 엔터테인먼트 음악 콘텐츠 부분 설명. 독보적인 국내 음원 유통 점유율....로 시작한다. 출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홈페이지

 

 

국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점유율 순위

 

1. 멜론 (34.14%)

2. 지니(23.10%)

3. 플로(16.23%)

4. 유튜브뮤직(14.39%)

5. 바이브(6.90%)

6. 벅스(3.98%)

7. 네이버뮤직(1.26%) 

2020년 11월 기준

아주 치열하다. 출처: 닐슨코리아클릭

 

해외에서는 들을 수 있다.

해외의 팬들은 스포티파이/애플뮤직과 카카오 엔터테인먼트가 맺은 글로벌 계약에 따라 아이유를 비롯한 카카오 엔터테인먼트의 노래들을 스포티파이와 애플 뮤직을 통해 들을 수 있다. 같은 스포티파이 이용자라도 한국 계정은 못 듣고, 해외 계정은 들을 수 있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최근 스포티파이와 카카오 엔터테인먼트가 해외 계약에서도 갈등을 맺으며 이러한 글로벌 계약이 종료 되었다고 공표했는데, 그 이유에 대해서 서로 니 탓이요를 시전하며, 아예 틀어진거 아니냐는 얘기가 많았다. 6일전 극적인 타협을 통해 글로벌 계약은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아티스트들과 팬들만 손해를 본다.

이러한 음원 스트리밍 업체들, 그리고 국내 음원 유통사들 간의 세력 다툼 속에서 피해를 보는 것은 아티스트들과 팬들이다. 못 들려주고 못 듣는다는 정말 단순하면서도 치명적인 피해다. 이번 스포티파이와 카카오 엔터테인먼트 사이의 갈등 속에서는 카카오 엔터테인먼트를 비난하는 해쉬태크 운동이 트위터에서 일어나기도 했다. 또 타블로는 이를 직접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역시 디스에 관한 건....... 출처: 조이뉴스24

 

슬쩍 웃는 유튜브

하지만, 이러한 싸움을 내심 흐뭇하게 지켜보는 곳도 있다. 바로 유튜브 뮤직을 통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튜브다. 유튜브의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비디오의 음원을 들려주는 구조이다. 그래서 음질이 엉망진창  그니까 비디오만 올라와있으면 유튜브 뮤직을 통해 들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음원 유통사들이 이를 거부할 수 있나? 뮤직 비디오가 이미 음원 발매의 필수 요소가 되어버린 최근의 음악 시장, 특히 비주얼적인 면과 퍼포먼스적인 면을 강조하는 K-POP의 특성상 이는 국내 음원 유통사들에게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그러니 해외든 국내든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를 통해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못 듣는다 하면, 유튜브라는 확실한 대안으로 가면 되어버리는 것이다.

 

 

조회수 5450만: 아 그럼 하지 말든가~~~ 출처: 유튜브 캡처

 

마무리: 새삼 K-POP의 힘을 느낀다. 하지만 조심해야한다.

쫌 생뚱 맞을 수 있지만, 글쓴이는 이 사태를 천천히 지켜보면서 강력해진 K-POP의 힘을 다시금 느꼈다. 스포티파이가 카카오 엔터테인먼트에게 절절매는 것도 결국에는 K-POP이라는 콘텐츠가 자신들에게 필수적인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럴수록 조심해야 한다. K-POP이라는 문화가 힘을 가지게 된 건 글로벌화가 되면서 였고, 이를 잃어버리는 순간 K-POP이 가진 힘은 축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글 쓴 사람: 이재원

글 쓴 사람 메일: poom1008@naver.com

글 쓴 사람 인스타그램: www.instagram.com/poom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