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에 설치할 수 있는 스포티파이 컨트롤러. 이걸 대체 왜…?
스포티파이는 13일 공식적으로 자사의 첫 번째 기계 ‘car thing’을 발표했다. ‘car thing’은 차량에 설치할 수 있는 스포티파이 컨트롤러이다. 4인치 터치스크린과 메뉴 탐색용 다이얼, 그리고 음성 명령이 가능하도록 하는 4개의 마이크로폰을 탑재하고 있다. 전원은 usb를 통해 차량으로부터 공급받고, 음악을 재생하기 위한 데이터는 bluetooth를 통해 핸드폰으로부터 전달받는다. 핸드폰으로부터 전달받은 데이터를 자동차에 전달하기 위해서는 블루투스를 이용하거나 Aux 선을 이용한다. Car thing은 현재 공식적으로 판매가 시작된 제품은 아니다. 현재는 스포티파이 프리미엄을 이용하는 미국 거주자를 대상으로 제한적인 수량을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스포티파이는 이후에 정식 출시가 될 경우 80달러의 가격에 판매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포티파이 하고 싶은 거 다하지 마.. 원하는 게 뭔데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발표 소식을 듣자마자 ‘이게 왜 필요하지?’라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애플의 car plays 또는 안드로이드 오토가 지원되는 대시보드를 가진 자동차에 익숙한 우리들은 ‘car thing’이 필요한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 핸드폰을 자동차에 직접 연결하는 것은, 음악 재생뿐만 아니라 지도, 메시지, 전화 통화까지 모든 게 가능하다. 그럼에도 굳이 새로운 기계를 따로 마련하고 선까지 따로 연결하는 과정을 거쳐서 ‘스포티파이만’ 이용 가능한 장치를 쓸 이유가 있을까?
‘더 큰 유비쿼터스 전략’ 자동차에서 라디오만 듣는 사람 다 드루와
스포티파이는 이전부터 ‘larger ubiquity’ 전략을 강화해왔다. ‘car thing’ 역시 이 전략의 일부분으로, 사람들이 자동차뿐만 아니라 생활하는 모든 곳에서 스포티파이와 쉽게 연결되어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고자 한다. 어디서나 불편한 과정 없이 바로 스포티파이를 들을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당연히 스포티파이 고객과 스포티파이 모두에게 득이 된다. 하지만, ‘car thing 이 유비쿼터스 환경을 조성하는데 큰 도움이 될까?’.
스포티파이는 구체적으로 어떤 타겟을 공략하는지 설명하지 않았지만, ‘car thing’을 통해 이득을 볼 수 있는 확실한 타겟층이 하나 있다. 바로 핸드폰과 자동차의 블루투스 연결을 안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핸드폰에서 aux 선을 통해서만 자동차와 연결할 수 있는 오래된 대시보드를 갖고 있거나, 차에서 핸드폰으로 음악을 듣지 않고 라디오를 듣는 사람들이다. 그들한테 스포티파이를 전달하기 위해서라면 ‘car thing’ 의 존재 이유가 납득이 된다.
최근 스포티파이는 팟캐스트 시장으로 진출하며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높은 금액으로 유명 인사들을 자사의 팟캐스트 채널에 끌어오는가 하면, 전 세계적으로 팟캐스트 스트리밍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과 맞물려 스포티파이의 ‘car thing’ 은 차에서 지역 라디오만 듣는 사람들에게 자사의 팟캐스트를 들을 수 있도록 하는 장치가 된다. 자동차와 팟캐스트는 절대 떨어질 수 없는 관계이다. 운전이라는 지루하지만 동시에 긴장되는 시간을 유용하게 보낼 수 있게끔 해주는 것은 언제나 라디오였다. 스포티파이는 현재 ‘daily drive playlist’를 통해 운전자들이 선호하는 컨텐츠 플레이리스트를 제공하고 있다. 자동차를 타자마자 지역 라디오를 켜던 사람들이 ‘drive playlist’를 대신해서 듣도록 하기 위해서 ‘car thing’ 이 필요할 수 있다.
보이스 데이터 수집. 목소리를 통해 듣고 싶은 음악을 맞춰주는 서비스를 준비하는 스포티파이
스포티파이의 ‘car thing’은 마이크를 탑재하고 있어, 음성을 통해 명령을 전달할 수 있다. 그리고 스포티파이 역시 사용자가 목소리로 명령을 내릴 것을 원하고 있다. 이유는 그들이 보이스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포티파이에 따르면 그들의 정책적으로 수집하는 보이스 데이터의 범위는, 명령을 할 때의 데이터와 함께 명령 뒤에 선곡된 컨텐츠에 대한 우리의 반응까지 포함되어 있다. 스포티파이는 실제로 수집된 보이스 데이터를 통해 기분, 성별, 나이, 억양, 몇 명의 사람들과 함께 있는지까지 파악하는 기술에 대한 특허를 보유 중이다. 스포티파이는 이러한 보이스 데이터를 통해 최적의 음악을 추천해 주기 위한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스포티파이의 핸드폰 앱은 이러한 보이스 데이터 기반 추천 기능을 끌 수 있다. ‘car thing’ 역시 기기에 내장된 녹음기를 끌 수 있는 설정이 존재하지만, 목소리를 통해 명령을 전달하는 동안 보이스 데이터를 취합하지 않도록 하는 설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애플의 홈팟, 아마존의 알렉사는 음성을 통한 명령 전달 과정에서 개인 정보를 수집한다는 논란이 있었다. 스포티파이의 car thing 역시 이러한 논란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의 알렉사는 출시 이후 무료로 제품을 나눠주며 적극적인 홍보를 하는 동시에, 적극적으로 데이터 수집 목적을 드러냈다. 스포티파이의 ‘car thing’ 역시 아마존의 알렉사와 마찬가지로 무료로 제품을 나눠주는 방식으로 제품을 출시했다. Car thing은 ‘개인 정보를 희생해가며 나에게 가장 알맞은 음악을 들을 것인가’ 고민 해봐야 하는 제품이 아닐까.
안재연
sasd3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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