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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EBS의 새로운 실험, 딩동댕 대학교

EBS가 특이한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름은 딩동댕 대학교. 시청 타겟은 당연하게도 대학생이다. 제작진은 펭수 제작진. 아니 EBS가 '교육'방송이긴 하지만, 대학생 타겟으로 방송을 만든다고??? 뭔가 요상하다. 

 

그렇다!! 알고보니 사학재단이었던 것...!!! 출처: EBS 홈페이지

이유1. 지겹지만 중요한 MZ세대의 부상

MZ 세대 다시 한번 정의하고 가보자.

참고로 Z세대는 95년생 이후 출생자다. 94년생인 글쓴이는 대학교 수업 시간 "Z세대인 사람 손들어 보세요~"라는 교수의 말에 혼자 손을 들지 못해 주목을 받은 가슴 아픈 사연이 있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MZ 세대는 이미 소비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점점 사회의 주요 생산 계급이 되어, 향후 몇십년간 소비 트렌드를 이끌어갈 주역이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이러한 트렌드를 따라가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대기업들이다. 대기업들은 사실 이러한 트렌드 변화를 신속히 따라가기 어렵다. 특히, 조직 문화가 그다지 유연하지 않고, 제조업 위주의 한국 대기업들은 이에 쥐약이기도 하다.(차라리 기술개발을 하라 그러면 엄청 잘해내지만) 그러나 이들도 먹고 살아야 하는 법. 최근 한국의 대기업들은 MZ세대 취향저격을 외치며 이를 위해 많은 시도를 하고 있다. EBS의 딩동댕 대학교도 마찬가지. 딩동댕 대학교는 MZ세대의 현실적 고민을 함께 들어주고 상담해주고자 만들어진 토크쇼 개념의 방송이다. 연애, 학업, SNS 트렌드 등을 주 토픽으로 삼는다. 유튜브 채널과 인스타그램 채널이 있는 것은 당연지사.

 

딩동댕대학교 공식 유튜브 채널 출처: 유튜브 캡처

이유2. 펭수로 재미를 봤다.

EBS가 이런 시도를 과감하게 할 수 있던 대에는 이유가 있다. 바로 펭수로 MZ세대를 대상으로 자신들이 먹힌다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음........잘못된 판단 같은데....) EBS는 작년 자이언트 펭수로 MZ세대와 활발히 소통하며, 이에 대한 경험을 쌓아왔다. 사실 잘못된 판단 같다고 쓰기는 했지만, 이는 '펭수'라는 캐릭터가 얻어걸린 것에 대한 표현이지, EBS가 펭수를 활용하는 법에 대한 것은 아니다. EBS는 펭수가 뜬 다음 국영 교육방송이라는 것이 어울리지 않을만큼 빠르고 유연하게 대처하며 말그대로 펭수의 뽕까지 뽑아먹었다. 모든 뉴미디어는 총동원했을 뿐 아니라, 다양하면서도 잘 기획된 콜라보레이션 광고들, 심지어 노래까지 내는 엄청난 모습을 보여줬다.

 

브레이브 걸스가 바로 섭외되는 영향력에, 정확히 2년만에 3억3천만뷰. 출처: 유튜브 캡처

 

이유3. 교육으로는 이미 많이 시도하고 있었다.

EBS가 이솦이라는 소프트웨어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가? 사실 EBS는 타 방송사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만큼 빠르게 그 모습을 바꿔온 기업이다. 이는 EBS가 교육방송이라는 것에 기인한다. EBS의 주요 프로그램 구성은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프로그램과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다. EBS의 타겟 또한 각 연령층별로 굉장히 세분화될 수 밖에 없다. 이와 더불어 EBS의 경쟁사를 꼽는다면? 아동용 방송=핑크퐁, 취학아동용 방송=인강 사이트, 성인용 교육 방송=유튜브와 인강 사이트, 다큐멘터리=디스커버리, 내셔널 지오그래픽, 넷플릭스. 말도 안된다. EBS가 아무리 세금으로 운영되는 회사이기는 해도 이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끊임없이 발전해야한다. 심지어 여기에 규제 사항도 많다. 대놓고 웃기기 금지, 정치적 발언 금지, 자극적인 콘텐츠 금지.

 

EBS 당신은 지금까지 대체 어떤 싸움을 해오신 겁니까..... 출처: 나무위키

 

 

마무리: EBS야 잘되렴. 다만 볼 지는 모르겠다. (feat. 금쪽같은 내 새끼)

결론적으로 이런 EBS의 시도는 굉장히 굉장히 좋다. 하지만!!! 과연 내 연애 상담을 EBS에서 받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은 있다. 유튜브만 키면 같이 쌍욕해주면서 정신차리라고 하는 형누나오빠언니가 넘쳐난다. 그 것도 실제 자기 경험 얘기해주면서. EBS는 이 정도 수준까지는 할 수 없다. (실제 확인해본 결과, 생각보다 리얼하기는 하다. 생각보다.) 그렇다면, EBS는 리얼함으로 여기에 승부를 걸면 안된다. 같은 주제를 다루더라도 다른 측면으로 MZ세대에게 어필될 수 있어야 한다. 개인적으로 참고할만하다고 느끼는 프로그램은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 리얼함과 전문성이 어우러져 젊은 엄마들과 애가 없는 MZ세대 여성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EBS야 잘되렴.

 

그저 갓은영, 은영갓, 갓갓갓. 출처: 오은영 박사 나무위키

글 쓴 사람: 이재원

글 쓴 사람 이메일: poom1008@naver.com

글 쓴 사람 인스타그램: www.instagram.com/poom1008/